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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표권 남용

일상다반사

by 친절한 가가멜 2021. 3. 1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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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2대에 걸쳐 "A"라는 상호로 식당을 운영해 오던 김상표는 어느날 한 통의 내용증명 우편을 받게 됩니다. 내용인 즉슨, "A"라는 상호는 음식점 영업을 지정서비스로 등록된 등록상표로서 김상표의 상호 사용은 고남용의 상표권을 침해하는것으로서 즉각 사용을 중지하고 향후 사용시 민,형사상 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하루 아침에 수십년간 이어오던 가업 운영에 차질이 생긴 김상표는 상호를 변경할것인가를 놓고 고민에 쌓였는데요, 여러분에게 이런일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상표법은 선출원주의를 원칙으로 하되 예외적으로 사용주의적 요소를 가미하고 있습니다. 즉, 기본적으로 누가 먼저 사용을 했는가의 문제는 일단 불문하고 먼저 출원 절차를 밟아 등록을 한 권리자를 보호합니다. 그러나 선출원주의의 기계적 관철을 악용, 남용하는 사례에 대한 보완으로서 판례는 상표권 남용의 법리에 의해 그 상표권의 행사가 상표법 본연의 목적에 반하고, 그 권리의 행사가 타인에게 오직 고통만을 주는 경우에는 권리남용으로 보아 그 권리 행사는 효력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92도 2054)

 

위 판례에 의하면 고남용A상표 등록은 자기의 상품을 타인의 상품과 식별시킬 목적으로 한 것(상표의 본질적 기능)이 아니고, 국내에 널리 인식되어 사용되고 있는 김상표의 상표가 등록이 되어 있지 아니함을 알고, 그와 동일한 상표를 사용하여 손님으로 하여금 김상표의 식당과 혼동을 일으키게 하거나 김상표의 영업상의 시설이나 활동과 혼동을 일으키게 하여 이익을 얻기 위해 형식상 상표권을 취득하는 경우로서 출원절차 자체가 부정경쟁행위를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가사 권리행사의 외형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이는 상표법을 악용하거나 남용한 것이 되어 상표법에 의한 적법한 권리의 행사라고 인정할 수 없으므로, 고남용의 상표권은 부정될수 있습니다. 즉 고남용은 형식상으로는 상표권자이지만 김상표에게 상표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논리가 되어 김상표는 자유로이 자신의 상호를 계속 사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편, 권리남용의 법리는 비단 상표법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닌 판례가 인정하는 일반적 법리로서 적용의 전제로 권리 행사의 목적이 오직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고 손해를 입히려는 데 있을 뿐 이를 행사하는 사람에게는 아무런 이익이 없어야 한다는 주관적 요건이 요구됨이 일반적이지만 판례는 상표권 남용의 경우 권리남용의 주관적 요건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판시하여(2005다 67223) 위 사안에서 고남용에게 권리남용의 주관적 의사가 없다 할지라도 여전히 고남용의 상표권 행사는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그 행사가 배척됩니다.

 

다시 정리해 보자면 우리 상표법은 선출원주의 원칙하에서 사용주의적 요소를 가미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누가 먼저 사용했는지와는 무관하게 먼저 출원하여 등록받은 자에게 상표권이라는 무형의 권리를 부여합니다. 그러나 상표권의 획득이 상표의 본질적 기능이라할 자기와 타인간 상품, 영업의 출처를 식별하기 위하이 아니라 타인이 쌓아온 신용에 무임승차 하기 위함이라는 등 부정 경쟁 목적을 위한 것인 경우 권리 남용이라 하여 상표권을 부정하는 논리입니다.

 

과거에는 고남용과 같은 상표브로커의 활동으로 김상표와 같은 선의의 피해자들이 양산되던 시절이 있었으나 현재는 상표법 개정을 통해 자신의 사업을 영위하는 분들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물론 완벽한 보호는 힘든것이 사실인데요, 아무리 법 개정을 꼼꼼히 하더라도 법률이라는 그물망의 틈새를 찢고 나오는 선수(?)들은 생겨나기 마련입니다.

 

권리남용 법리 외에도 상표법은 김상표를 보호하기 위해 관련 법률을 마련해두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김상표가 자기의 상호 A를 상거래 관행에 따라 사용하는 경우"(상표법 제 90조 1항 1호)에는 설령 고남용의 상표권 행사가 권리 남용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상표권이 부정되지 않더라도 상표권의 효력이 제한되어 김상표는 여전히 A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김상표의 상호 사용이 일정 요건(상표법 제 99조)을 충족하는 경우라면 김상표에게 선사용권이 인정되어 고남용의 상표권 효력이 미치지 아니하므로 김상표는 자유로이 A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상표법은 선출원주의 원칙하에서 사용주의적 요소를 가미하여 김상표와 같은 선의의 상표 사용자를 보호하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권리 남용에 관해 살펴 보았는데요, 여러분에게 만일 이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당황하지 마시고 혹시 경고장을 날린자의 상표권 행사가 권리 남용은 아닌지 생각해보는 여유를 갖기 바랍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도 더 유익하고 재미있는 판례를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또 만나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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